<흑남아엄> 추가 외전에 대해 주저리를 더 떨어볼 생각이에요.
지금 안 쓰면 나중에 못 쓸 것 같아서가 이유입니다 🥳 이미 쓸 만큼 써서 여기서 뭘 더 써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그래도 중요했던 커플이 둘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서사를 풀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캐서린&페르디난드
캐서린은 <악아친>의 로제가 더 광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면서 만든 캐릭터예요. 데이지가 '욕망'이라면 캐서린은 '야망'과 엮어서 썼어요. 여자의 욕망과 야망이라니, 이런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페르디난드는, 그야말로 나은 미래를 원하지만 그래서 참된 길로 걸어가고 있지만 눈에 띄는 소수가 아니기에, 차별을 피부에 닿을 만큼 느끼지 않기에, 결국에 그런 인물이었어요. 황제의 뜻을 거스르고 진 후작가의 축제를 찾아갈 만큼 행동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선한 황제가 아니지만, 그 힘에 따른 무게와 지위에 따른 특권 때문에 갈림길에 선, 복잡한 인물이었어요. 현실적이지만 그래도 꿋꿋이 나은 미래를 선택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캐서린에 대한 서사를 위해서는 무조건! 하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야 했습니다. 몇 번 언급을 했으나, 작중의 흐름에는 중요하지 않아 나오지 않았죠. 어쨌든 그들의 관계성이 나와야 했는데, 실제로 하녀와 캐서린이 어떻게 만났을지 페르디난드와 캐서린은 어떻게 엮었을지 상상해보는 데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페르디난드는 그녀의 비전과 그녀 자체를 둘 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 비전이 드러나야 할 상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라면, 그녀라면, 어렸을 때부터 본 제국을 더불어 타 제국에 대해 공부를 했을 만큼 토론/도서관, 이 키워드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전에서 캐서린은 페르디난드와 한순간, 하녀를 겹쳐 보죠. 그리고 그 하녀를 떠올려요. 제가 그 하녀를 설명할 때 좋아하는 구절이 있는데요.
그녀라면 태풍을 맞이해도 혼자서 우직하게 숨 쉬고 있을 것 같았다.
하녀로서, 제국의 이방인으로서 칼릭스와 비슷한 차별을 받으며, 하지만 그보다 훨씬 낮은 작위로서 살아왔다면, 얼마나 강직할까. 그래서 무슨 일이 닥쳐와도 우직하게 숨을 쉬고 있을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그게 선택이 아니어서 힘들었을지라도 그 강인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소피아&잭슨
소피아의 두루뭉술한 이미지는 잡았으나, 세세한 설정을 잡지 않아서 처음에는 쓰는 게 어려웠어요. 그런데 파티에 공허하게 있을 잭슨을 적다 보니까 떠오르더라고요. 이런 그에게는 소소함을 물을 수 있는 당당한 사람이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저도 저 자신에 관해 몰라 방황할 때 그렇게 물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가슴이 철렁일 것 같으니까요.
소피아의 시점을 쓰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녀를 마냥 모든 걸 이해하고 용서하는 인물로 풀어내기도 싫었어요. 모든 배후를 알고 있었을 때 그녀는 정말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을까?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잭슨에게 그 마음만 가지고 있었을까? 그래서 그 행복, 슬픔, 원망 그 감정들을 살리려고 했습니다.
본래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자기 자신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는데, 그게 남이라고 되는 게 아니니까.
한 편이었지만 소피아의 입체적인 면모를 드러내려고 했어요. 그렇게 독자님들도 짧더라도 그녀에 대한 인식이 남기를 바랐습니다. 😊
그럼 오늘도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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